한 임금이 백성의 말소리를 살펴, 소리의 모양을 그리기로 했다. A king decided to draw the shape of sound.
몸의 다섯 곳에서 다섯 글자가 나온다. 이제 하나씩. Five organs, five letters — one by one.
모든 자음은 몸에서 시작된다. Every consonant begins in the body.
"ㄱ은 혀뿌리가 목구멍을 막는 모양을 본떴다" — 훈민정음 해례본. "ㄱ depicts the root of the tongue blocking the throat." — Hunminjeongeum Haerye, 1446.
살핀 모양이 글자가 된다. The observed shape becomes a letter.
ㄴ은 혀가 윗잇몸에 붙는 모양을 본떴다. The tongue meets the ridge.
ㅁ은 입의 모양을 본떴다. The mouth, squared.
ㅅ은 앞니의 모양을 본떴다. The edge of a tooth.
ㅇ은 목구멍의 모양을 본떴다. The throat, a round breath.
ㄱ에 획 하나 — ㅋ. 소리의 세기가 모양이 된다. Stronger sound, one more stroke.
다섯 기본자에서 열일곱 초성이 나왔다. ㆁㄹㅿ 셋만 다른 길을 갔다. Five trees, seventeen letters.
ㄲ ㄸ ㅃ ㅆ ㅉ. 겹치면 소리가 굳어진다. Doubled letters, tensed sounds.
상형 다섯, 가획 아홉, 이체 셋 — 그리고 병서. One system, every consonant.
둥근 하늘을 본뜬 점 하나. Heaven is round — a single dot.
지평선을 본뜬 가로 획 하나. Earth is flat — a horizontal stroke.
하늘과 땅 사이에 곧게 선 사람. A person stands between.
점이 획의 위·아래·곁에 붙어 모음이 태어난다 — 1446년의 원형. A dot beside a stroke, and a vowel is born.
둥근 점은 시간이 지나 짧은 획이 되었다. 오늘의 ㅗㅏㅜㅓ. The dot wore down into a stroke.
점 하나를 더하면 여덟이 된다. 원리는 그대로다. One more dot, and four become eight.
ㅗ와 ㅏ가 합쳐 ㅘ가 된다 — 해례가 정한 합용의 길. Two vowels join into one.
ㅏ에 ㅣ를 더하면 ㅐ. 오늘의 모음 대부분이 이 길에서 났다. Add ㅣ, get a new vowel.
부품은 셋뿐이었다 — 점, 가로, 세로. Twenty-one vowels, three parts.
숨 · 빛 · 한 — 한글의 글자 하나는 음절 하나다. In Hangul, one character holds one whole syllable.
11,172개의 글자. 한국어의 모든 음절이 떠 있다. Every possible Korean syllable, adrift.
규칙은 단 하나였다. 어떻게? — 처음으로 돌아가 보자. One rule. How? Let's go back to the beginning.
ㅎ · ㅏ · ㄴ. 이제는 이 조각들이 읽힌다. Now you can read these parts.
가로로 늘어놓지 않고, 네모 한 칸에 모아 쓴다. Jamo stack into a syllable block.
쌓인 블록이 붓의 곡선을 입는다. The block takes on the curve of a brush.
하나를 지었으니, 나머지 일만 일천을 안다. Build one, and you know the other eleven thousand.
처음의 그 우주가, 이제는 질서로 보인다. The same universe — now you see the order.
흩어져 있던 것이 아니라, 접혀 있었을 뿐이다. It was never scattered — only folded.
초성 열아홉, 중성 스물하나, 받침 스물일곱 — 그리고 받침 없음 하나. 곱하면 남김없이 떨어진다. Twenty-seven codas, plus the choice of none. Multiply — nothing is left over.
소머리 그림이 A가 되는 데 삼천 년. 산 그림이 山이 되고, 安이 흘러 あ가 됐다. Other scripts took millennia.
세상의 문자는 쓰이며 닳고, 닳으며 변했다. No one designed them — they wore into shape.
만든 사람, 만든 해, 만든 원리가 기록으로 남은 문자 — 세계에서 이것뿐이다. The only script that was designed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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